러브라이브 애니메이션의 전개와 디테일에 대해선 어떤 이들은 설왕설래를 할지언정, 뮤즈로 표방되었던 스쿨아이돌 프로젝트 러브라이브는 청춘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중심축 중 하나인 캐스트들도 러브라이브를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내가 봤을 때 러브라이브를 청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청춘이라는 것은 보편적으로 표현될 때 인생에 있었던, 무모했던, 치기 어렸던, 아름답던, 꼴사납던, 그런 모습들이 모두 담긴 순간들이 만들어내던 이야기들을 말한다. 


  다른 미디어 전개가 어땠든, 애니메이션의 전개에 맞추어 러브라이브는 가장 빛나던 순간을 뒤로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일단락지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이제 멤버, 캐릭터, 그리고 그를 따라갔던 우리들 모두의 것이 되었다. 이제 이 청춘을 어떻게 수용할지는 개개인의 선택이다. 왜냐면 청춘은 어쨌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말할 수 있는 것이며, 끝나거나 지나보지 않으면 그것이 청춘인 줄은 알 수 없다. 어쨌든 청춘도 인생이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흐름의 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러브라이브는 청춘, 이라는 말은 그 마무리가 있고나서야 성립된다. 대신에 뮤즈의 노랫말 속에서는 이 청춘에 대한 여러 상념들이 드러난다. 기쁨, 고마움, 아쉬움, 미련. 지금(今)을 즐기자거나 꿈(夢)을 이야기하는 것들이 대표적. 빛(光)을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라고 본다. 예외적으로 보는 것은 '기적(奇跡)'. 그것은 우리들의 기적과 키라키라 센세이션으로 대표되는 이 두 곡만큼은 메타적으로 뮤즈와 프로젝트 러브라이브 관계자들이 러브라이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적 속에 쌓인 청춘은 결국은 지나갈 것이기에, 그렇기에 더더욱 지금을 즐기자는 내용.  


  나는 아이마스와 러브라이브 다 좋아하지만, 내가 후자에 조금 더 와닿았던 것은 내 태도의 차이였다. 현실적으로 보면 둘 다 '우리들'이 여러가지 지원(소비활동과 응원)을 통해 만들어낸 빛이고 광경이며 기적이지만, 나에게는 그 수용 태도의 차이가 존재했다. 아이마스 속에서 나는 '우리들'이 응원하고 만들어낸 나의 '우상'을 흐뭇하게, 또 감동스럽게, 여러 상념을 통해서 '바라보는' 관점, 즉 프로듀서의 관점을 취했다. 러브라이브는 이런 나, '우리들'에게 같이 하자고, 자신들이 보여주는 이것은 우리 모두가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말해줬다. 그 과정에서 나는 실제 인생에서 나도 모르게 지나가버렸던 그 청춘을 다시 즐길 수 있었다. 때로는 꼴사나웠어도 즐거웠고, 사건 사고가 터져도 다시 뜨거워질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라이브와 함께 나의 두번째 청춘도 다시 종료되었다.


  그리고 다가온 러브라이브 선샤인. 선샤인의 메시지는 러브라이브의 그것과 전개는 다를지언정 기본 방향은 같다고 본다. 학생이기에, 스쿨 아이돌이기에 할 수 있고 보여줄 수 있는 청춘의 모습들. 즉, 러브라이브 선샤인을 즐긴다는 것은 나에게는 세 번째 청춘을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선택의 이야기였다. 이미 인생에서 첫번째 청춘은 청춘인 줄도 모르고 지나갔었고, 두번째는 그 안에서 내가 행복했지만, 동시에 그것이 끝났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에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알려줬다. 그래서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었다. 끝이 무서워서 다시 시도하지 않는 그런 모습으로.


  하지만 계속해서 아쿠아즈의 노래를 듣고, 청춘에 대해서 생각하던 중에, 뮤즈의 중심이었던 에미츤이 라디오에서 한 말은 나에게 다시 또 즐겨도 괜찮지 않냐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몇 번이고 청춘합시다(何度でも青春しましょう)." 그때서야 비로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또 청춘해보면 어떻냐. 그걸로 내가 즐거웠고, 즐겁다면, 즐거울 수 있다면. 그걸로 좋지 않느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쿠아즈의 노래를 다시 들었을 때, 그제서야 그녀들의 노래가 조금 더 와닿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 그리 오래 전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 프로젝트가 돈이 되고 위세를 유지하는 이상, 스쿨 아이돌로서 청춘을 노래하고, '우리'를 말하고, 같이 즐기자고 손을 내미는 이들은 계속해서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지 않을까. 몇 번이고 다시 청춘할 수 있게 해주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은. 뮤즈의 이름으로 새로운 것이 혹여 나올 수도 아니면 모두의 생각처럼 더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 추억을 몇 번이고 다시 되살려주면서, 내 인생에서 힘든 순간만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알려주는 이들이 있었다는 것.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crackpoet 트랙백 0 : 댓글 0